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서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으로 선임됐다고 한국은행이 15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고, 임기 개시일은 직전 의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번 달 1일로 소급 적용된다.
CGFS는 BIS 총재회의 최상위 회의체인 세계경제회의(GEM)를 보좌하는 싱크탱크다. 예컨대 금융시장의 위기가 발생하면 CGFS에서 1차적으로 긴급하게 논의해 적절한 정책방안을 권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GEM을 개최한다. 높은 공신력 때문에 CGFS 회의 결과는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참고자료로도 활용된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정례회의는 1년에 4번 개최하고 필요시 긴급회의를 여는데, 올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 파산 때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한은은 "이 총재의 선임은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또는 기축통화국인 호주가 의장직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또 "한국이 의장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은 직원들의 조사연구 역량을 제고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한은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은 직원들은 이미 각종 CGFS 실무그룹 및 조사연구에 두루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