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1000억 넘는데 건물은 안 팔리고"...대백 경영권 지분 매각

입력
2023.11.15 11:00
최근 10년여 간 1000억 원대 적자
지난해 2000억 원대 본점 매각 무산
"재공시 통해 매각진행 상황 공개"

대구백화점이 최근 경영권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경영 악화에 이은 본점 매각 무산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백은 현재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고 일부 원매자들이 실사를 진행 중이다.

대백 측은 15일 "계속되는 경영 악화로 지난 10여 년간 누적 적자가 1,000억 원대에 이르고, 지난해 대구 도심의 본점 매각 무산 이후 적자 폭이 증가했다"며 경영권 매각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대백은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최대의 매출액을 올리며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보였으나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메이저 유통업체가 대구에 대거 진출하면서 매출 부진과 영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대백은 지난해 부동산 개발업체를 상대로 본점 매각을 추진하며 기업 회생을 시도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매각이 무산되면서 자금난을 겪어왔다. 대백 한 관계자는 “지난 2년여 전부터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고 고금리 등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키기 어려워 결국 본점 매각이 무산됐다"며 "2,000억 원대의 새로운 대백 본점 매수 대상자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영진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백 경영권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차바이오그룹과 지방 건설사로 알려지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의 계열사인 차헬스케어는 VIP용 복합의료센터 건립을 구상 중이며, 그룹 측은 지난 2021년 대구 중구 덕산동 반달스퀘어에 난임 전문병원을 입점했다.

대백 측은 지난 10일 ‘대구백화점 경영권 지분 매각’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와 관련해 "매각 주간사에서 실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율 과정이며, 매각 진행여부는 재공시를 통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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