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 표적으로 삼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했다. 이스라엘 본토에는 탄도미사일 공격을 다시 한 번 가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함께 '저항의 축'으로 분류되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 지도자인 압둘말리크 알후티는 이날 방송 연설을 통해 "홍해, 특히 바브알만다브 해협과 예멘 부근 수역에서 이스라엘 선박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수색하는 데에 우리의 눈은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 선박을 찾아 식별할 것이고 표적으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 측이 언급한 바브알만다브 해협은 예멘과 지부티 사이에 있다. 너비가 26㎞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원유의 5분의 1이 지나는 가장 붐비는 항로 중 하나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후티 반군이 일대에 기뢰를 부설하거나 대함 미사일, 자폭무인선(수상드론) 등으로 혼란을 조성해 국제 에너지 시장도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산발적인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스라엘 동남부 에일라트를 공습한 후 "세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을 겨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히며 전쟁 개입을 공식화했다.
북예멘을 장악한 채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과 내전을 벌여 온 후티 반군이 국제전에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티 반군은 이날도 에일라트 등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후티 반군의 야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에일라트 등을 포함한) 여러 목표물을 향해 일련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우리 군이 같은 목표물을 겨냥해 드론 작전을 펼친 지 불과 24시간 만에 감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에일라트 일대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등 한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홍해 상공에서 (미사일을) 식별해 성공적으로 요격했다"며 "목표물은 이스라엘 영토로 진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