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유가 변동과 물가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0.38(2015년=100)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7월부터 쭉 오름세이지만 상승폭은 8월(4.2%)과 9월(2.9%)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유가보다 환율 효과가 컸다. 원·달러 환율이 9월 평균 1,329.47원에서 10월 평균 1,350.69원으로 1.6% 상승한 반면, 두바이유 가격은 9월 배럴당 평균 93.25달러에서 10월 89.75달러로 3.8% 하락했기 때문이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당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현재는 전월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용도별로 보면 중간재 수입물가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이 오르면서 전월보다 0.9%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0.8%, 1.0%씩 올랐고,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재료는 광산품(-0.5%)을 중심으로 0.4% 하락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9%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수출물가지수는 120.17로 전월(119.62) 대비 0.5% 올라 마찬가지로 넉 달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농림수산품은 0.7% 하락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3.6%), 운송장비(1.7%) 등 공산품이 0.5%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선 플래시 메모리(13.5%), D램(9.9%)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유 팀장은 “반도체 수출가격은 D램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고성능·고사양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공급업체 감산에 따른 재고 조정으로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향후 추이는 다른 경제 상황과 맞물려 진행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