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경기장에서, 혹은 TV나 인터넷으로만 즐겨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영화관에 모여 다른 이들과 팬심을 나누고 응원 열기에 빠져들 수 있다. 영화관들은 축구 등 인기 종목부터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e스포츠까지 다양한 경기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11일 토트넘과 울버햄튼 경기의 생중계를 진행해 스포츠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얼터콘텐츠팀 박세준 팀장은 "영화관 컨디션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에게 직관하는 듯한 느낌으로 선보일 수 있어 매 경기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5월 이후 스포티비와 협업해 챔피언스리그 결승, 프리미어리그 빅 매치, FA컵 결승, NBA 플레이오프, 윔블던 테니스대회 등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CGV는 지난 12일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 경기를 극장 생중계해 시선을 모았다. 이전에도 다양한 e스포츠 경기가 상영된 바 있다. 물론 축구 등의 운동 경기 또한 볼 수 있었다. CGV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5차례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했다.
메가박스에서도 '펍지 글로벌 시리즈 2' 결승전 등 e스포츠 대회의 생중계가 진행됐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e스포츠를 포함해 영화관에서 더욱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일반적인 영화를 볼 때와 스포츠 경기가 생중계될 때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배우들의 열연을 볼 때는 큰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매너이지만 경기가 생중계되는 상영관에서는 관객들이 다 함께 함성을 내지르곤 한다. 좋아하는 팀의 유티폼을 입고 오거나 간단한 응원 도구를 준비해 오는 이들도 있다. 스크린 앞의 팬들은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부르며 다른 이들과 하나가 되고 응원 열기를 느낀다.
극장에서의 경기 관람은 제법 흔해진 상황이다. 영화관이 스포츠 경기 생중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롯데시네마 측 관계자는 본지에 "(영화관) 콘텐츠의 확장으로 봐주면 좋을 듯하다. 스포츠 경기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꾸준히 있다. 해외 대회 등 직접 보러 가기 어려운 경기들이 있지 않나. 집에서 혼자 보는 것보다 영화관에서 다른 팬들과 함께 응원하며 큰 화면으로 관람하며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CGV 측 관계자는 "인기가 있으니 (스포츠 경기 생중계를) 계속 진행하는 듯하다. 티켓을 구하지 못하신 분들이 생중계 콘텐츠를 많이 이용하시는 듯하다. 야구 등이 전석 매진되면 경기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다 다 같이 응원할 수 있는 영화관으로 많이 와주시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영화관에서의 스포츠 경기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CGV 측 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스포츠 경기들을 중계하며 영화뿐 아니라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얼터콘텐츠팀 박세준 팀장은 앞서 "극장에서 즐기는 스포츠 경기가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족감이 높다는 후기를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극장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