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보업체가 국내 가짜 언론사 사이트를 만들어 허위 정보를 뉴스로 속여 국내 여론을 교란하다 적발됐다.
국가정보원은 13일 중국의 언론홍보업체 2곳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홈페이지 38개를 만들어 기사 형식의 허위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으로 유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정원과 보안업체인 S2W, 윈스, 이스트시큐리티, SK쉴더스 4개 사가 중국 언론홍보업체의 도메인과 IP를 추적한 결과다.
국정원이 공개한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Haimai'와 'Haixun'이라는 이름의 홍보업체는△국내 언론사와 유사한 언론사명 및 도메인을 만들고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 게재하며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사칭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업체는 그러면서 보도자료 배포 플랫폼에 자사가 한국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치·사회 콘텐츠를 유포했다. 뉴스와이어 채널을 악용한 것이다.
특히, Haimai사는 자체 제작한 가짜 언론사 사이트 18개를 활용해 친중·반미 성향의 콘텐츠를 유포하는 등 여론 교란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Haimai사가 보도자료를 배포한다는 언론사들은 실존하지 않거나 '한국경제타임스'처럼 실제 언론사와 이름이 유사한 허위 언론사들이었다. 사이트들은 추적 결과 동일한 IP에서 운영되고 있었는데, 대부분 2020년 9~10월 수초 간격으로 도메인이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적으로 사이트가 개설됐다는 의미다.
가짜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 공조 성과', '한국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 '일본 핵폐수 배출은 우리나라 식품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음' 등 전반적으로 중국에 우호적이고 미국과 일본을 비판하는 칼럼 성격의 기사들이 게재됐다. 이외에도 월드뉴스와이어와 Haixun도 각각 11개, 9개의 한국 언론사 위장 홈페이지를 만들어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언론 홍보업체가 위장 언론 사이트를 활용해 여론 교란 활동을 벌인 정황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이버 공격 방어 및 대응 전문으로 알려진 구글 맨디언트는 지난 7월 '중국의 영향력 활동' 보고서를 통해 중국 언론홍보업체가 자국 영향력 확대 및 여론 교란을 위해 허위 언론 사이트 72개를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9개 사이트는 한국어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최근 위장 언론사 사이트에 게시된 콘텐츠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되는 등 배후 세력의 사이버 영향력 확장 활동 가능성이 있다"며 "유관 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해당 사이트 차단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