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사용 위협에 '끝판왕' 맞불...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 10년 만에 개정

입력
2023.11.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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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무기 사용 포함 정보공유·협의·기획·실행 방안 담겨
신원식 "현재 전략적 수준에서 향후 작전 수준으로 구체화"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선 '끝판왕'을 내놨다. 10년 전 수립한 '맞춤형 억제전략(TDS)'을 대폭 강화했다. 북한이 선제 핵사용을 공언하고, 핵무력 강화를 헌법에 넣고, 전술핵탄두를 공개하며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10년 만에 개정한 2023 TDS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TDS를 수립한 지 10년 만이다.

미국이 동맹과 TDS를 수립한 건 한국이 유일하다. 북한의 핵위협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10년간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하면서 위협 강도는 훨씬 세졌다. 국방부는 기존 TDS에 대해 "그간 고도화된 북한의 위협과 한미 동맹의 발전된 능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칙적, 포괄적으로 작성돼 기획 및 계획에 방향성을 제공하는 전략문서로서의 기능을 일부 발휘하지 못한 한계가 존재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개정된 TDS에는 상당히 구체적인 전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실제 핵을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경우 △정보공유 △협의 △기획 △실행의 전 분야를 망라한 한미 양국의 대응방안이 반영됐다. 미국의 핵무기 사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TDS 개정 의미에 대해 "미국 핵전력이 한미 연합방위 테두리 안에 들어왔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모든 핵·WMD 사용 시나리오에 대비해 미국의 핵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동맹능력을 활용하는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핵무기 사용을 결정하는 데 그간 미 대통령과 국방부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면 앞으로는 한국 대통령과 군 당국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조기경보위성이 파악한 정보를 우리와 실시간 공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은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공력비행 미사일, 낮은 탄도 형태의 미사일 등 다양한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모두 활용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것이다. 정부는 30일 첫 번째 독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새 TDS는 한미 훈련에도 반영된다. 한미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향후 한미 연습 시 북한의 핵사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현재의 정책적·전략적 수준에서 앞으로 작전 수준으로 구체화하며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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