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과 지방교부세 감소 등으로 강원도의 재정운용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심상치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 강원도는 반도체를 포함한 전략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스포츠,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원이 감소해 양극화가 우려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13일 강원도가 구상한 내년 살림살이 규모는 7조 5,682억 원이다. 당초 예산 기준 올해보다 0.8% 느는데 그쳤다. 예산 증가 폭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그만큼 재정 여건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강원도는 “사업 평가를 거쳐 기존 사업 추진 예산을 올해 대비 22.9% 절감했다”고 설명이다. 사실상 세출구조조정에 나선 셈이다.
강원도민프로축구단(강원FC)의 경우 내년 시즌 지원금이 60억 원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올해 100억 원 보다 40% 줄었다. 강원FC는 모기업이 없는 구단으로 강원도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또 건설과 문화예술 분야도 팍팍한 살림살이가 예고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강원도는 반도체와 미래 모빌리티를 비롯한 전략산업 육성에 2,364억 원을 편성, 지원 의지를 밝혔다. 전기차와 수소차 구입 지원과 액화수소 사업분야에도 1,216억 원을 편성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전문인력 양성에, 바이오는 기반시설과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강원도는 중소기업 육성 및 경영안정 지원에 673억 원을 마련한 것을 포함해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 198억 원 △강원형 일자리 사업 2,223억 원 △농업경영 안정화 지원 4,792억 원 △재난 재해대응 강화 2,230억 원 △보건의료서비스 강화 1,521억 원 등 분야별 예산을 편성했다.
강원도는 재정여건이 좋지 않지만 빚을 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해부터 재정혁신을 했기 때문에 충격이 덜 할 것”이라며 “빚을 내서 사업을 하게 된다면 대외여건이 악화됐을 때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가 제출한 예산을 들여다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여기서 계수조정 등을 거친 내년도 예산은 다음 달 15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한다. 도의회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강원도 입장에 대체로 공감한다. 다만 민생예산의 과도한 삭감엔 우려 섞인 시각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