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관리인이 옆 모텔 80대 건물주 살해... "무시해 불만 많았다"

입력
2023.11.13 09:02
건물 옥상서 흉기로 찌르고 도주
30대 피의자 강릉에서 긴급체포
도주 도운 범인 고용인도 붙잡아

서울 한 숙박업소 빌딩에서 건물주를 살해하고 도주하던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경찰은 이웃 건물 모텔 관리인이었던 피의자와 그를 고용한 업주를 검거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3일 "30대 김모씨와 40대 조모씨를 각각 살인,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날 오전 10시쯤 영등포구 소재 A빌딩 건물주이자 해당 건물 내 모텔 업주인 8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4월부터 맞은편 C모텔의 관리인 및 주차관리자로 일하면서 피해자와 잘 아는 사이였던 그는 출근하던 B씨를 A빌딩 옥상으로 데려가 목부위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B씨가 나를 무시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사건 발생 약 11시간 30분만인 오후 9시 32분쯤 강원 강릉KTX역사 앞에서 체포됐다. 앞서 범행 3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1시10분 건물 관리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범행 직후 C모텔로 달아나는 김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또 오후 5시30분까지 인근에서 은신하다 서울 용산역 강릉행 기차를 탄 정황을 포착한 후 강원경찰청 등과 공조해 피의자를 붙잡았다.

김씨와 함께 체포된 C모텔 업주 조씨는 직원 김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C모텔 CCTV에선 김씨가 범행 후 용산역으로 향하는 도주 장면이 삭제된 상태였는데, 이 기록을 조씨가 지웠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조씨는 C모텔을 운영하며, 보증금 1,000만 원·월세 120만 원에 피해자 소유 주차장 부지를 임차하고 김씨를 관리인으로 앉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모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김씨는 살해 사실만, 조씨는 CCTV 삭제 사실만 인정하고 그 외 진술은 함구하고 있다"면서 "14일 피해자 부검을 의뢰하는 등 구체적 범행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박시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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