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수소·암모니아 공동 공급망 구축 선언한다"

입력
2023.1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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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
"17일 미국서 공동 발표"

한국과 일본이 탈(脫)탄소 에너지 원료인 수소·암모니아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개최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기간 중인 17일(미국 시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한일 기업이 수소·암모니아 생산과 관련해 중동이나 미국 등 제3국의 사업에 공동 출자를 할 때 양국의 정책금융기관이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틀이 마련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수소·암모니아를 해상 운송하는 공급망을 공동 구축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7일 미국 스탠퍼드대를 함께 방문해 좌담회 형식의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이 "한국과 일본은 모두 철강 화학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이 강하므로 수소·암모니아 활용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소·암모니아 글로벌 밸류체인'이란 공급망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양국이 협력함으로써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조달을 꾀한다는 게 주된 목표다.

한일 기업이 제3국 기업과 손잡고 수소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계획은 이미 여러 건 있다. 롯데케미칼과 일본 미쓰비시상사는 독일 에너지기업 RWE와 함께 미국에서 연간 1,000만 톤의 연료용 암모니아를 생산해 2029년부터 조달을 시작한다. GS에너지와 일본 미쓰이물산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추진하는 계획에 참여한다. 연간 100만 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부터 조달을 추진한다. 한일 양국은 이번에 발표할 정책금융 지원 틀을 이런 사례에 적용할 계획이다.

양국은 양자 기술 연구 협력 방안도 발표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일본 국책연구소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서울대·도쿄대·미국 시카고대 간 연구 협력도 강화한다.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한미일의 협력 방침도 제시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셔틀외교 재개 등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언급하면서 "공급망이나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일 협력을 추진하는 배경엔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자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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