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올 시즌 첫 '코리안더비'가 성사됐다. EPL 득점 순위 경쟁에 뛰어든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프턴)의 골 대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둘은 이번 경기를 마친 뒤 나란히 대표팀에 복귀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나선다.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은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EPL 1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다. 개막전부터 10경기 무패 행진(8승 2무)을 벌이던 토트넘은 지난 7일 첼시에 1-4로 져 첫 패배를 안았다. 승점 1점 차로 맨체스터 시티(승점 27)에 선두 자리를 내준 토트넘(승점 26)은 1위 탈환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울버햄프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5일 '2부 승격팀'인 리그 꼴찌 셰필드(승점 4)에게 1-2로 일격을 당하면서 셰필드의 EPL 첫 승 제물이 됐다. 울버햄프턴(14위·승점 12)은 토트넘을 이기면 상위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다.
축구팬들의 더 큰 관심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골 대결이다. EPL 득점 순위 상위권에 오른 둘은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손흥민은 10일 현재 리그 8골(1도움)로 1위 엘링 홀란(111골·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모함메드 살라흐(리버풀)와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손흥민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브라이턴과 에버턴의 경기에선 연이어 멀티골을 뽑아 절정의 골 감각을 드러냈다. 첼시전에서도 골맛을 봤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황희찬의 골 감각도 만만치 않다. 리그 11경기에서 6골(2도움), 리그컵에서 1골을 넣었다. 최근 공식전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구단 새 역사도 썼다. 현재 팀 내 최다골로 에이스이자 해결사로 떠올랐다. 지난 9월 30일 맨시티전(2-1 승)에서는 후반 결승골을 넣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적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전에는 "더 코리안 가이"로 칭했다가, 경기 후엔 "황(Hwang)"이라고 분명히 말한 일화도 이슈가 됐다. 황희찬은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 등과 함께 득점 순위 공동 6위에 자리해 있다.
다만 두 팀 모두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토트넘은 첼시전 후유증이 심각하다. 철벽 수비를 담당하는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울버햄프턴전에 결장한다. 로메로는 레드카드를 받아 3경기 결장하고, 판더펜은 허벅지 부상 때문에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 제임스 매디슨도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출전 여부를 알 수 없다. 울버햄프턴도 황희찬과 좋은 호흡을 보인 페드루 네투가 지난달 뉴캐슬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공백이 아쉽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이번 경기 직후 나란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13일 대표팀에 합류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와 1차전(16일), 중국과 2차전(21일)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