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여고생 무차별 폭행한 50대… 조깅하던 대학교수가 제압

입력
2023.11.10 07:54
지난달 28일 전북 전주 길거리 폭행
전북대 공대 교수가 가해자 제압해

한 대학교수가 지난달 전북 전주시의 한 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을 제압했다.

10일 전북대 등에 따르면, 고등학생 A양을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 B씨를 제압해 경찰에 인계한 남성은 김태진(39) 전북대 공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길거리에서 야간 조깅을 하던 중 한 남성이 둔기로 A양을 무차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 등 인터뷰에서 "여학생이 심하게 맞고 있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가해 남성에게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은 피를 흘리는 학생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면서 "일단 남성의 팔과 다리를 제압하고, 학생을 진정시키면서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적극적인 대처와 시민의 신고로 B씨는 경찰에 넘겨졌다. 그는 '격투기나 무술 같은 호신술을 익힌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냥 평소에 달리기하는 정도이고, 그날도 달리기하다가 사건을 목격한 것"이라며 "호신술을 배우지 않았어도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대단한 일은 아니다"고 답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B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최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B씨는 길을 걸으며 통화하던 A양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다고 생각해 길가에 버려져 있는 둔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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