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사법부 이끌 균형과 포용 검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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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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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전 대법관이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사법 수장 공백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의 낙마 사태를 겪으며 한 달 넘게 공백이 이어진 대법원장 자리를 채우는 것이 급선무인 것은 맞다. 그에 못지않게, 정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할 사법부의 수장 자격에 대한 검증도 허투루 해선 안 된다.

조 후보자는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지내는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사건 수임과 수임료 등의 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대통령실도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가능성을 많이 신경 썼다고 한다.

조 후보자는 인품과 소통 면에서 법원 내부 평가가 높은 원칙론자로 알려져 있다. 진보 성향의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보수의 대변자’였다. 판결에서 지나치게 보수 성향을 드러내 우려된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 ‘군내 불온서적 차단 지시’에 헌법소원을 냈다가 강제전역을 당한 군법무관의 징계를 정당하다고 봤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소수의견을 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선 무죄 취지의 의견을 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3마리도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15세 중학생에게 “연예인 시켜주겠다”며 접근해 임신·출산까지 하게 한 연예기획사 대표에겐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확정했다.

조 후보자는 지명 이후 “한평생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가 추구하는 중도가 무엇인지 충분히 검증되기 바란다. 그가 대법원장 취임 후, 인사 등을 통해 극단적인 보수로의 재편을 노린다면 사법부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사법부의 균형과 포용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다짐도 필요해 보인다. 대법원의 이념적 균형 유지와 재판 지연 해소 등의 당면 과제에 대한 청사진도 내놓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