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세일즈’ 들어간 보라스... “K팝 열풍 일으킬 것”

입력
2023.11.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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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유력 행선지 샌프란시스코 꼽혀
CBS스포츠, 6년 9000만 달러 계약 전망
"류현진은 내년에도 미국서 던져"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본격적으로 ‘이정후(25) 세일즈’에 나섰다.

9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보라스는 이날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현지 취재진과 만나 “리그 절반 가까운 구단들이 이정후와 관련된 문의를 했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뛴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통산 타율 1위(0.340)에 빛나는 정교한 타격을 자랑해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구단에는 악마, 선수에게는 천사’ 소리를 들을 만큼 선수의 상품 가치를 극대화해 초대형 계약을 곧잘 끌어내는 보라스는 이정후의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를 꼽았다. 요시다는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2023시즌 전 보스턴과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7억 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빅리그 데뷔 첫해 성적은 타율 0.289에 15홈런 72타점이다.

보라스는 “요시다를 (보스턴이) 영입했던 건 그의 타격 기술이 매우 좋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정후 역시 수비와 파워를 겸비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견수라는 이점도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K팝 열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정후의 유력한 행선지로는 샌프란시스코가 거론된다.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 이정후에게 꾸준한 관심을 나타냈고, 2023시즌 막판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하기도 했다.

CBS스포츠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도 전망했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9,000만 달러에 계약할 것”이라며 “중견수로 뛸 수 있고, 타격 능력이 널찍한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 샌디에이고, 뉴욕 양키스, 시애틀 등도 이정후 영입에 관심 있는 구단들로 꼽힌다.

시즌 중반 발목을 다쳐 재활 운동에 힘쓰고 있는 이정후는 조만간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디애슬레틱은 “아직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정후는 앞으로 3주 동안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퍼포먼스 센터에서 훈련한 뒤 구단들을 대상으로 민첩성, 야구 기술 등 공개 훈련을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라스는 FA 신분인 류현진(36)의 거취도 언급했다. 그는 “류현진에 관한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면서 “류현진은 내년에도 미국에서 공을 던질 것이다. 한국은 아니다”라고 한화 복귀설을 일축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올 시즌 후반기에 돌아와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빅리그 최고 수준의 제구력을 갖추고 있어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류현진이 800만 달러(약 105억 원) 수준의 1년 계약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