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블스', 5분 출연 박서준의 약한 존재감?

입력
2023.11.10 11:31
박서준, 얀 왕자 역으로 '더 마블스' 등장
수현·마동석 이어 MCU 합류

배우 박서준에게 '더 마블스'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 진출과 MCU 합류를 동시에 알렸다. 그러나 출연 분량이 적은 만큼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박서준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더 마블스'는 우주를 지키는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가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 미즈 마블 카말라 칸과 위치가 바뀌는 위기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다. 박서준은 행성 알라드나의 얀 왕자를 연기했다.

박서준이 '더 마블스'로 MCU 합류를 알렸다는 점에서 작품은 개봉 전부터 많은 한국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수현 마동석에 이어 세 번째로 MCU에 들어간 한국 배우가 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마블'는 개봉 첫날 9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들이 얀 왕자로 변신한 박서준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품고 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관객들 사이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서준의 출연이 겨우 5분가량 이어지기 때문이다. 알라드나 사람들이 리듬에 맞춰 말을 하는 설정을 갖고 있는 가운데 그 또한 노래와 춤을 소화한다. 놀라울 만큼 화려한 비주얼 역시 시선을 모은다. 여러모로 파격적이지만 그는 약 5분 만에 스크린에서 사라진다. 분장, 출연 분량 등을 두고 SNS에서는 조롱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 마블스' 공개에 앞서 많은 관계자들이 박서준의 활약을 칭찬했기에 관객들의 기대감은 한껏 부푼 상황이었다. 이만 벨라니는 '미즈 마블'의 화상 기자간담회를 찾았을 때 '더 마블스'로 호흡을 맞춘 박서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정말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마블스'의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화상 기자 간담회를 통해 "얀 왕자의 분량은 짧지만 임팩트가 있다. 중요한 역할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얀은 캡틴 마블이 알라드나의 왕자비라는 관계성을 제외하면 그 자체만으로 눈에 띄는 서사를 갖고 있진 않았다.

그렇다고 큰 아쉬움을 품을 필요는 없다. 많은 해외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는 점에서 MCU 합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데다가 박서준의 배우 인생이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적은 분량에도 목표와 작품을 위해 출연을 결정하는 모습은 배우로서 조롱보다 박수를 받아야 할 행동이다. 앞서 소속사 어썸이엔티 측 관계자는 본지에 "박서준은 해외 활동 기회를 꿈꾸면서 영어 공부를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기생충' 특별출연과 '더 마블스' 등장으로 해외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가 앞으로 펼칠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