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한우진 9단, 완승 거두며 다음 라운드로

입력
2023.11.10 04:30
23면
흑 한상조 5단 백 한우진 9단
패자조 2회전 <6>



흑1은 우변에서 큰 손해를 본 한상조 5단의 최후의 압박. 만약 백이 11도 백1, 3으로 받아준다면 흑4, 6의 수단을 결행해 최대한 집으로 버틸 심산이다. 흑14, 16으로 좌변 백 진영에서의 흑 사활은 패가 된다. 실전 백2, 4의 끊음이 한우진 9단으로선 결승점이 됐다. 흑5로 밀어갈 수밖에 없을 때 백6, 8이 정확한 수순. 흑1부터 백10까지의 교환 역시 흑의 손해로 바뀌었다. 한상조 5단은 흑11로 좌변에 수를 내었으나 이미 차이는 크게 벌어진 상황. 백22가 알아두면 좋은 상용의 사활 급소다. 백24, 26의 수순으로 꽃놀이패가 되어선 백의 필승지세. 결국 백34의 팻감이 놓이자 한상조 5단은 돌을 거둔다. 12도 흑1로 패를 해소하더라도 백2로 하변이 통째로 잡혀선 흑의 집 부족. 흑3, 5의 후속 수단 역시 백6, 8의 응수로 쉽게 막힌다. 하변 침투에서 더 과감성을 띤 한우진 9단이 백 불계승을 거두며 패자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중요 장면에서 승부수를 놓친 한상조 5단에겐 아쉬운 한판이었다.

승리를 거둔 한우진 9단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최근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며칠 전부터 다시 괜찮아졌다고 느꼈다. 초반에 조금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중반에 느슨하게 두어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패 공방전이 승부처였는데, 착각을 했던 것이 상대가 놓치며 오히려 좋게 작용했다. 운이 좋았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다음 상대인 신민준 9단에 대해선 “워낙 강한 기사이기 때문에 배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벼랑 끝 대진에서 생환할 단 한 명의 선수가 누가 될지, 패자 조의 양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

정두호 프로 4단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