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DB의 시즌 초반 기세가 무섭다. 지난 7일 열린 서울 삼성전에서 94-58로 대승을 거둔 DB는 개막 7연승을 내달리며 2011~12시즌 직접 작성했던 개막 최다 연승(8연승) 타이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프로농구 2년 차 듀오’ 디드릭 로슨과 이선 알바노를 중심으로 한 ‘팀 농구’가 탄탄한 공수균형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올 시즌 DB 돌풍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단연 로슨이다. 지난 시즌 고양 캐롯(현 고양 소노) 소속으로 프로농구에 입성한 그는 올 시즌 DB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로슨의 합류는 팀과 선수 개인 모두에게 ‘윈윈’이 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로슨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득점과 어시스트가 크게 늘었다. 캐롯에서 평균 18.7점 3.3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7경기 평균 27.7점 4.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동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
로슨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알바노와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알바노는 올 시즌 평균 15.7점 6.9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중으로, 지난 시즌(13.3점 5.1 어시스트 1.4스틸)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알바노 역시 동료들을 돕는 플레이에 능하다. 둘의 활약 덕분에 DB에는 ‘팀 농구’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실제로 삼성전에서는 강상재(18점) 로슨(12점) 박인웅(12점) 알바노(10점)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출전 선수 12명 중 11명이 골을 기록하는 등 팀 전체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개막전까지 DB의 파죽지세를 예상했던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두경민의 부상 공백에 따른 전력 손실에 우려를 보내거나 두경민·알바노의 역할분담에 의문부호를 다는 이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 외에도 서민수(6점) 최승욱(8점) 김영현(3.7점) 등 식스맨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있고, 대체 외국인 선수인 제프 워디가 삼성전에서 9점 11리바운드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점도 향후 DB의 행보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DB는 10일 안양 정관장을 상대로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김주성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원 팀' 시너지가 지속된다면 올 시즌 상위권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 지난 3시즌 동안 하위권(9위·8위·7위)에 머물며 이루지 못한 ‘봄 농구’ 진출도 현실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