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에 사용한 주사기를 담은 비닐봉지가 낚시꾼의 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바람에 필로폰 투약 사실이 발각된 마약사범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부산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건져 올린 비닐봉지 안에서 발견된 주사기 사건에 연루된 마약 판매책과 투약범 등 21명을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남해해경청에 따르면 2021년 11월 부산 중구 부둣가 앞 해상에서 한 낚시꾼이 낚시줄에 걸려 올라온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든 마약주사기 60여 개를 발견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주사기에서 검출된 DNA를 분석해 50대 조폭 조직원 등 2명을 붙잡아 지난해 5월 구속했다. 이후 마약 공급처를 계속 추적해 올 2월과 3월, 6월에 판매책인 조직폭력배 부두목과 조직원 등 3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사람들까지 적발했다. 20대 대학생을 비롯해 토목건설회사 회사원, 부동산 중개인, 통신사 상담원, 건설 노동자, 병원 상담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구속된 30대 요식업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해경은 올 3월 동남아산 마약류를 밀반입해 선원 등에게 유통시키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추적에 나서 17명을 검거했다.
일당 중에는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대리운전을 하고, 선박을 몰거나 기초생활 수급비로 마약을 투약한 사람도 있었다. 한 여대생은 클럽에서 우연히 투약한 마약을 끊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성관계를 대가로 남성들에게 마약을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마약 유통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마약 유통과 판매, 투약 등 모든 과정을 추적한다는 방침 아래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