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3분기(7~9월)에 사상 첫 8조 원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다섯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는 물론 대만 등 해외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8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3분기 매출 약 8조1,028억 원(61억8,355만 달러·분기 환율 1,310.39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약 6조8,383억 원) 대비 18%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증가한 약 1,146억 원(8,748만 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쿠팡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 흑자 규모는 약 4,448억 원(3억4,19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 2,288억 원 영업손실(1억9,542만 달러)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실적 비결로 ①상품군과 고객이 증가하는 '플라이휠(Fly Wheel·성장을 만드는 선순환의 수레바퀴)' 가속화 ②쿠팡이츠 할인 혜택 등으로 고객 참여가 높아진 와우 멤버십 ③대만 로켓배송 순항을 들었다.
쿠팡은 이번 분기에 한 번이라도 쿠팡 제품을 구입한 활성 고객 수 2,042만 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1,799만 명) 대비 14%나 증가한 수치로 김 의장은 "2021년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분기보다 빠른 성장률"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쿠팡의 고객 수는 230만 명이 늘고, 활성고객 1인당 매출도 약 39만7,040원(303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나 증가했다.
이 같은 쿠팡 고객의 증가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모두 상품군이 눈에 띄게 많아진 덕이다. 로켓프레시와 로켓그로스(일반 판매자 상품 익일배송)는 전체 비즈니스보다 매출이 각각 2, 3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은 "우리는 여전히 전체(시장)에서 한 자릿수 시장 점유율로 지갑 점유율1이 낮다"며 "상품 확대로 고객 수와 지출액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도 크게 활약했다. 특히 4월부터 와우 멤버십 할인 고객에게 쿠팡이츠 할인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그는 "쿠팡이츠 할인 론칭 후 이츠를 쓰는 와우 회원이 90% 증가했다"며 "혜택을 론칭(적용)한 지역의 75% 이상에서 거래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를 것으로 쿠팡은 내다봤다.
더불어 2분기부터 쿠팡 앱이 대만 쇼핑 부문 다운로드 1위를 달리는 등 대만 시장에서 점유율 높이기에 속도가 붙는 상황. 대만 수출의 순항과 쿠팡이츠·쿠팡페이의 성장세 덕에 이들 '성장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약 2,850억 원(2억1,752만 달러)의 매출을 찍었다.
다만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손실은 증가했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약 2,107억 원(1억6,082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억1,700만 달러가량 늘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성장사업 손실은 3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