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27)씨의 사기 공범 혐의로 입건된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 남현희(42)씨가 8일 경찰에 두 번째로 출석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혐의 피의자로 불러 2차 조사를 진행했다.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서에 나타난 남씨는 '전씨가 학원 학부모들에게 (투자를 받기 위해) 접근한 사실을 알고 있었냐' '경찰의 출국금지 조치 알고 있었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전씨와 남씨를 대면시켜 남씨가 전씨의 사기 과정을 돕거나 관여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10일 전씨의 검찰 송치를 앞두고 양쪽 간 엇갈리는 진술을 따져보는 차원이다. 앞서 남씨 측이 경찰에 요청한 대질조사에 대해 전씨의 변호인단 또한 수락 입장을 밝혔었다.
공범 의혹에 대해 남씨 측은 여전히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전씨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게시글들을 통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까지 사기를 치겠냐"며 전씨가 주장한 여러 내용을 하나씩 반박했다. 남씨는 이날 자신의 휴대폰과 노트북 2대를 경찰에 추가 제출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자신이 운영하는 펜싱 학원에서 일어난 성범죄를 묵인하고 2차 가해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해 12월 소속 코치의 성비위 사실을 인지하고도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윤리센터 관계자는 "남씨의 방임 등 의혹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