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있는 당뇨병 환자 ‘당뇨발’ 절단 위험 4배가량 높아

입력
2023.11.07 18:38
[건강이 최고] 서울대병원, 6만5,000명 건강검진 데이터 분석 결과

심방세동(心房細動·atrial fibrillation)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성 콩팥병 등 합병증 위험이 23%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뇨발’로 인해 발을 절단해야 하는 위험은 4배가량 증가했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不整脈·arrhythmia) 가운데 가장 흔히 나타난다. 심장박동이 무질서하게 아주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이 생길 때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뇌졸중이나 심부전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최의근·이소령·권순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6만7,530명의 심방세동 유무에 따른 합병증 위험을 7.6년(중앙값) 추적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심방세동 있는 당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혈관 질환, 당뇨병성 콩팥병, 당뇨발 발생 위험이 각각 12%, 23%, 13% 증가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당뇨발에 의한 하지(다리나 발) 절단 위험이 4.1배로 크게 높았다. 당뇨병성 망막 질환은 심방세동 여부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인해 혈전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동맥 혈전증이 생길 수 있는데, 연구팀은 이런 영향이 당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최의근 교수는 “연구로 당뇨병 관련 합병증에 미치는 심방세동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당뇨병 환자에게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합병증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