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에 500% 수익을 보장한다며 가상자산 투자리딩방(투자종목을 찍어주고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주는 대화방)에 초대해 151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필리핀 등 해외에서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를 운영하며 피해자 253명으로부터 151억 원을 뜯어낸 투자사기 연합 조직원 49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거, 24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투자전문업체를 사칭해 "당일 500% 수익을 보장한다"며 피해자들이 돈을 입금하도록 꼬드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활용한 범죄 수법은 '타이핑 피싱'인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범죄를 저질렀다. 먼저 불법으로 얻은 개인정보로 피해자들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투자리딩방)에 초대한 뒤, 전문가·투자자 등 1인다역을 통해 허위 수익인증을 인증하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가짜 가상자산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는 3~5배에 해당하는 수익 화면을 보여주며 세금·수수료 등 돈을 추가로 요구했다. 그러나 수익금은 돌려주지 않고, 회원들을 강제로 탈퇴시켰다. 이런 수법으로 뜯긴 피해액은 1인당 200만 원부터 최대 4억3,000만 원에 이른다.
일당은 총 6개 범죄조직 연합체로 일면식 없는 피의자들끼리 텔레그램으로 모여 역할을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조직 8명은 '비트웨이브' 등 가짜 가상자산 사이트를 구축하고 텔레그램으로 범행에 가담할 연합조직을 관리했다. 또 개인정보 162만 건을 불법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 유출된 정보로 피해자들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초대한 8명, 1인다역으로 투자를 유도한 9명, 유령 법인을 만들어 법인계좌 30개를 공급한 11명, 환치기·상품권 등으로 자금을 세탁한 15명, 자금을 인출해 전달한 8명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범죄조직들이 불법자금 세탁, 개인정보 판매 등이 가능하다며 영업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가상자산, 주식, 선물 등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리딩방은 사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금융정보분석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사이트를 통해 업체가 사기신고 내역이 있는지, 검증된 공식 업체가 맞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