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으로부터 구매한 차세대 항공기 B737-8을 도입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중고 비행기를 빌려 띄우던 이 회사는 2018년 세 대를 샀고 올해 차세대 항공기 두 대를 도입할 계획인데 그중 첫 번째 비행기를 들인 것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국적 항공사가 단일 기종을 마흔 대 이상 계약한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과 주주대표인 백차현 AK홀딩스 대표, 김대업 한국산업은행 PF실장, 재이 김 보잉 상용기 세일즈 이사가 참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5일 밤 새 비행기를 운송받았다"며 "새 기재는 당분간 국내선에 띄우다 앞으로 국제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보잉과 B737-8을 총 쉰 대 구매하는 계약을 맺고 신규 항공기 물량을 확보했다. 이 중 마흔 대는 확정 구매, 열 대는 옵션이다. 국내 LCC 중 비행기를 직접 사서 운용하는 건 이 회사가 유일하다. 제주항공은 현재 운용 중인 B737-800NG를 차세대 항공기로 꼽히는 B737-8 기종으로 전환하는 등 보잉에서 구매한 항공기를 차례로 도입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항공기를 리스로 운용하던 이 회사는 직접 구매로 전환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항공기 전환으로 연료 효율이 개선되면 연료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임차료와 기재 정비비 등을 아껴 기존 대비 연간 약 12%의 운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시작으로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압도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회사는 또 보잉과 파트너십을 통해 기단 전환에 필요한 공동 책임을 약속하고 엔진과 각종 부품 공급 등 꼭 필요한 지원을 받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연내 추가로 B737-8 한 대와 화물기 한 대를 도입해 12월 기준 총 마흔두 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게 된다.
한편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368억 원, 영업이익 444억 원, 당기순이익 271억 원을 기록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최근 중국 노선 회복과 함께 제주발 마카오, 베이징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노선을 다변화한 결과 짧은 기간 자주 여행을 떠나는 '틈새 여행' 수요를 흡수해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