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범 김길수, 도주 63시간 만에 의정부서 검거

입력
2023.11.0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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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경찰서 인근 노상에서 검거
경찰 조사 뒤 서울구치소 인계 예정

병원 치료 중 달아난 특수강도범 김길수(36)가 도주 사흘 만에 붙잡혔다.

6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의정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9시 24분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경찰서 인근 거리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안양동안경찰서로 그를 압송해 도주 경로 등을 파악한 뒤 서울구치소 측에 그를 인계할 예정이다.

제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의정부서 소속 강력팀 형사들은 보행 중인 김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김씨는 마지막으로 포착됐을 때 옷차림과 같은 검은색 상·하의 차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씨는 4일 오전 6시 20분쯤 경기 안양시 한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용변을 보겠다며 화장실로 들어갔고, 교도관들이 잠시 보호장구를 풀어준 틈을 타 도주했다. 도주 직후 그는 택시를 타고 의정부시 상가 주차장까지 이동했다. 이후 여기서 한 30대 여성이 그의 택시비를 대신 내줬고, 현금 10만 원도 건넸다. 그 뒤 택시와 버스 등을 옮겨 타고 양주시를 거쳐 친동생을 만났다. 미용실에서 투블럭 스타일로 이발했으며, 베이지색 상·하의로도 갈아입었다.

경기 북부 지역을 떠돌던 김씨는 같은 날 오후 서울 한복판에서 포착됐다. 낮 12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인근 식당에서 국수를 먹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날 오후 6시 24분쯤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발견됐다. 오후 9시쯤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포착된 뒤 행방이 묘연해져 서울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법무부 교정본부 서울교정청은 이날 오전 김씨 검거에 결정적 제보를 하는 시민에게 현상금 1,0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수배전단을 배포하기도 했다. 전날 현상금 500만 원을 내걸었지만, 김씨 도주가 길어지자 현상금을 두 배로 올린 것이다.

김길수는 올해 9월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지난달 30일 구속된 뒤 이달 2일 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수감 도중 "'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일부를 삼켰다"며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진 후 도주했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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