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시민들의 대표 휴식공간이자 '도심 속 허파'로 불리는 한밭수목원 명품화에 시동을 걸었다. 조성한 지 20년이 되면서 밀집도가 심화한 수목 환경을 개선하고, 내친김에 주차장을 지하로 옮겨 녹지 공간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아 사업 가능성과 규모 등을 따져보고 있다.
6일 시에 따르면 서구 만년동 한밭수목원과 인근 대전예술의 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시립연정국악원, 평송청소년문화센터를 아우른 56만7,000㎡ 부지를 명품 녹지·여가공간으로 재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밭수목원은 2000년 수목원 기본·실시설계에 이어 2004년 서원, 2009년 동원, 2011년 열대식물원을 각각 개원하면서 총 37만4,000㎡ 규모로 조성됐다. 도심 속 최대 규모 수목원으로, 대전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으나 20여 년이 지나면서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됐다.
시는 이에 따라 한밭수목원의 수목 밀도를 조정하고, 주제원을 보완·통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앙의 시민광장 등으로 단절된 동원과 서원을 목조건축물(상징물)로 연결하고, 엑스포시민광장에 조성된 지하식 공연장을 2만석 규모의 자싱무대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앞 부지에 식재된 나무를 일부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밭수목원 관계자는 "명품화 전략 마련을 위한 한밭수목원 발전방안·기능개선 기본계획 관련 용역 최종보고회를 이달 중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미술관과 연정국악원 등 일대의 지상주차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은 공원 등 녹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 지하주차장(361면)과 연계해 총 1,500면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조성하고, 음식점이나 카페, 매점 등 편의시설을 도입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사업기간은 2030년까지로 잡았다.
하지만 사업 예산이 큰 부담이다. 시는 주제원 보완에 50억 원, 목조건축물 조성에 290억 원, 여가공간(주차장 공원화)에 40억 원, 주차장 지하화에 1,460억 원 등 총 1,84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 가운데 주제원 보완과 여가공간은 시비로, 수목원의 랜드마크가 될 목조건축물 조성은 산림청의 국산목재활성화 사업 등을 통한 국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주차장 지하화 예산 확보 문제다. 시비로 충당하는 게 쉽지 않고, 국비 등 다른 방법으로 확보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서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 민자 사업까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사업자 입장에선 1,500억 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면 사업 참여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최근 케이블카 설치·운영 등을 담은 보문산 개발 프로젝트 민간사업자 공모에 단 한 곳만 지원한 것도 수익성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둔산대공원 주차장 지하화 컨설팅 용역'에 착수해 수익성과 타당성, 구체적인 방안 등을 따져보고 있다"며 "막대한 사업이 소요되는 만큼 다음 달 마무리되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 규모와 방안, 민자사업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