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고금리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1,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실시한다. ‘종 노릇’, ‘갑질’ 등 윤석열 대통령의 호된 비판을 계기로 은행권 상생금융 2라운드의 막이 오르는 모습이다.
3일 하나은행은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사업자 고객 약 30만 명에게 이자 캐시백과 에너지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자 캐시백은 12월부터 11만 명에게 665억 원 규모로 순차 시행된다. 일정 기간 동안 전월 납부 이자를 다달이 돌려주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원금·이자 상환 유예 고객 2,500명(40억 원) △제조업 자영업자 고객 2만1,000명(210억 원) △희망플러스 대출 고객 3만2,000명(115억 원) △지역 신용보증재단 보증 신규 대출 고객 6만 명(300억 원)이 대상이다.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고금리 취약 차주 등 은행이 선정한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만 원, 약 300억 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도 지원한다. 신규 가맹점 소상공인 고객에겐 1인당 5만 원(약 20억 원)의 통신비를 보조하고,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 대출 이용 고객 중 일부를 선정해 1인당 50만 원(약 15억 원)의 컨설팅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프로그램 발표에 맞춰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임직원과 서울시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아 직접 소상공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이 은행장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시대에 실질적 보탬이 되는 금융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서민금융 확대 등 내실 있고 촘촘한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님의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출발선을 끊으면서 은행권의 상생금융안 마련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도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수준의 규모와 실질적 효과를 기준으로 추가 상생금융패키지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전 그룹사 대표를 긴급 소집, 기존 상생금융 정책의 신속한 실행과 계열사별 취약계층 추가 지원 방안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지주별 상생 방안은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회장 회동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