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석유 카드 꺼낸 이란... "이슬람 국가들, 이스라엘에 석유 팔지 마"

입력
2023.11.01 22:04
하메네이 "가자지구 폭격 중단해야"
연설서 "미국에 죽음을" 외치기도

이란이 이슬람 국가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가자지구 지상전을 확대하자, 석유 공급줄을 끊으려는 경제적 압박에 나선 것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슬람 국가들에 대(對)이스라엘 석유·식량 금수 조치를 촉구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 정권에 대한 석유와 식량 수출 경로를 중단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란은 과거부터 하마스를 물밑에서 지원해 왔고,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배후로도 지목된 상태다.

하메네이는 미국 등 서방에도 각을 세웠다. 그는"이슬람 세계는 억압 받는 팔레스타인 국가에 반대하는 이들이 미국, 프랑스, 영국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반(反)이스라엘 성향 국가들의 전쟁 개입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확대하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며 전쟁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물론 이스라엘도 물러서지 않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지원 없이 하마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란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서방을 적대시하는 '악의 축'"이라고 맹비난했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