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 택시 기사 의견을 수렴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일 카카오모빌리티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제기된 여러 우려는 그동안 해 온 사업에 대해 업계와 국민의 목소리와 질책을 전달해 주신 것이라고 생각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주요 택시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 자리에서 수렴된 기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외부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내부적으로도 사업 모델 혁신을 위한 고민을 거듭해 왔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택시 기사님들, 승객, 정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모두가 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카페 히브루스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택시 기사의 건의 사항을 들은 후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독과점 이론에도 나오는 건데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고 질타했다. 이어 동석한 참모들에게 "반드시 조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앱 호출 시장의 95%를 독점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를 통해 가맹 택시(카카오T블루)와 일반 택시를 대상으로 호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콜을 가맹 택시에 몰아주는 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가맹 택시에게는 가맹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의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를 우대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7억 원(잠정)을 부과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행정소송을 결정했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금융감독원으로부터도 3,000억 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회계 조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 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로열티, 즉 일종의 가맹금으로 받고 있다. 이후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사업자에게 광고·마케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매출의 15∼17%를 돌려준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남는 3~4%의 순수한 수익만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액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임의 20% 전체를 매출액으로 인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 가치를 뻥튀기 하기 위해 이 같은 구조를 갖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