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네 아빠 발렸다" 초등생 싸움에 낀 아버지 아이 앞에서 무차별 폭행당해

입력
2023.11.01 21:00
축구장서 초등학생 간 말다툼 
경찰, 양측 부모 쌍방폭행 조사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들이 다투다 부모들 싸움으로까지 번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남편이 폭행당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은 지난달 22일 오후 5시쯤 동네 축구장에서 놀다 초등학교 4학년인 한 아이와 말다툼을 하게 됐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부친이 A씨의 아들에게 다가와 "네가 그렇게 힘이 세냐. 혼내주겠다. 너희 엄마 아빠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겁에 질린 아들의 전화를 받은 A씨의 남편이 급히 축구장으로 갔다. A씨는 "남편이 인사를 하며 다가갔는데 대화를 하기 전부터 저희 아이들과 어머니, 단지 내 수십 명의 아이들이 있는 상태에서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가 올린 영상에서 B씨는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A씨의 남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목을 조르는 등 무차별 폭행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가해자가) 넘어뜨리고 폭행하고 다시 일으켜 세워 놀이터 벤치 의자로 제 신랑을 던져서 때리고, 옆으로 밀어 때려눕혀서 밟고 계속해서 때렸다"며 "(남편을) 목을 졸라 실신하게 하고 무릎으로 몸을 누르면서 발로 얼굴을 밟아 얼굴이 심하게 다쳤다"고 말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서 A씨의 남편은 눈 등에 심한 멍이 들어 있다.

목격자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A씨의 남편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구급차가 와 남편이 실려갔는데, B씨도 자신도 진단서를 끊겠다며 굳이 같은 응급실로 찾아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이 사건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두통과 이명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또 B씨의 아들이 A씨의 아들 교실에 찾아와 "입을 찢어버리겠다" "쟤네 아빠 우리 아빠에게 X발렸다"고 조롱했다고도 밝혔다. A씨는 "아이는 아빠가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며 자꾸 울면서 ‘아빠 미안해’라고 한다"며 "남편의 억울함과 치욕을 갚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건을 담당한 경기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양측 모두 서로에게 맞았다고 주장해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 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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