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논의의 장을 열어놓되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내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제기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제가 발전하고 도시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연담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도시의 변화”라며 “도시 연담화 현상을 행정체계 개편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일단 국민의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도시 연담화는 2개 이상의 도시가 확장하며 인접 도시와 연결돼 하나의 거대도시가 형성되는 걸 의미한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가 대표적인 예다. 부다페스트는 원래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부더)'와 '페스트(페슈트)'라는 별개의 도시였으나 두 도시가 하나로 합쳐졌다. 여기에는 1849년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다리가 생기면서 왕래가 잦아진 것이 큰 역할을 했고, 결국 1873년 두 지역이 통합돼 상당한 크기의 대도시가 탄생했다. 덕분에 페스트 지역은 매우 폭발적으로 성장해 국가의 행정,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여러 논란이 있고, 그럴수록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포뿐 아니라 벌써 구리와 하남, 광명, 과천 등 다른 인접 도시의 서울 편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김포 편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를 진행해 서울시민의 판단을 들어볼 방침이다. 오 시장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서울시의 미래와 도시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될지, 역기능이 있을지,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과 부작용 이런 것을 매우 깊이 있게 연구하겠다”며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편입 여부) 판단 근거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작업이 비로소 시작되는 단계라고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6일로 예정된 오 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김병수 시장을) 뵙게 되면 어떤 의미에서 어떤 목표를 갖고,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는지 그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판단해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