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흉기난동 예고 글을 올려 구속됐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20대 남성이 "교도소 인기남이었다"는 수감 후기를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지난달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8월 같은 커뮤니티에 흉기난동 예고 글을 작성해 구속됐다고 밝힌 20대 남성 A씨는 "경찰이 집으로 20명 정도 들어오더니 '온라인에 칼부림 게시글 쓰신 것 맞냐'고 물어보더라"면서 "그래서 '내가 썼는데 뭐 문제 있냐'고 했더니 바로 수갑 채워서 경찰서 끌려갔다"고 했다.
A씨는 지난 8월 4일 오후 6시 56분쯤 '춘천에서 7시 30분 칼부림 할 예정'이라는 글과 흉기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 구속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재미로 그랬다"는 식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지난달 26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협박 내용을 실현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석방 직후 A씨는 수감 후기를 온라인에 올렸다. A씨는 "구속이 확정되고 이틀 뒤 살인 예고 글을 쓴 사람이 내 옆에 잡혀왔다. 그 사람이랑 도원결의 맺고 같이 교도소로 이송됐다"면서 "강력초범방으로 들어갔는데 협박으로 들어왔다고 하니까 '아~ 살인 예고 글' 하면서 소문이 나 인기남이 됐다"고 적었다. 이어 "무인도에 있는 것처럼 벽에 달력 써놓고 나갈 날을 계속 확인했다"며 "반성문 6장 정도 쓰고 오늘 집행유예로 나왔다"고 했다.
A씨는 "판사님이 반성문 잘 봤다고, 다신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해서 감사하다고 했다"며 "많이 생략된 것 같지만 구속기간 동안 우울증도 고치고 반성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문에 다시는 이 커뮤니티 안 하고 현실 살겠다고 판사님이랑 약속해서 이 글이 마지막이다"라며 "다른 살인 예고 글 쓴 애들도 다 나만큼 형량 나왔다. 나랑 도원결의한 형님은 아직도 못 나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A씨가 글을 올린 후 항소했다. 춘천지검은 지난달 31일 춘천지법에 항소장을 내며 "해당 범행으로 경찰관 20여 명이 출동하게 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경찰력의 낭비를 초래한 점,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교도소에서 인기남'이라는 글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한 점을 고려해 항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