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코로나19의 위기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회복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좁아진 노동시장에 나가지 못하거나 불안정 노동시장에서 다시 돌아온 청년들은 어느덧 장기적인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니트 청년이란 고용, 교육, 훈련을 받지 않는 상태에 있는 청년을 의미하는데 최근 니트 상태를 경험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사회 진출의 어려움과 불안감 같은 무거운 마음에 지쳐 더 이상 도전할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니트 범위에는 실업자 외에도 진학을 준비하거나, 군입대 대기 중이거나, 단순히 쉬는 청년 등이 포함되는데, 이 중 '쉬었음' 청년이 많아지는 것은 니트 청년 문제의 또 다른 모습이다. 취업준비도, 시험준비도 아닌 쉬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것은 니트 청년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니트 청년들의 시간은 흐르고 있고, 이 시기에 경험하는 사회적 단절은 악화돼 고립과 은둔의 악순환에 놓일 수 있다.
유럽은 2008년 경제위기 충격이 청년층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주목했다. 경제위기가 청년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사회 진출의 기회를 줄여 청년들의 현재 삶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의 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청년들이 니트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니트 상태에 놓이게 된 지 4개월 안에 고용, 훈련, 교육을 보장하는 유럽 청년보장제를 시행한 것이다. 이러한 보장은 청년의 삶에 나타날 수 있는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유럽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청년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 않도록 ‘강화된 청년보장제’를 시행했다. 사회경제적 위기를 반복해 겪으면서 니트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보강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의 니트 청년 지원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니트 청년은 무척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나 이를 위한 실태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니트 청년의 규모가 어떠한지, 니트 상태가 얼마나 장기화되고 있는지, 누가 니트 청년이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 청년 도전 지원사업과 청년 성장프로젝트 등 니트 청년에 대한 조기개입 정책을 도입한 것은 긍정적 변화이다. 니트 청년의 심리·정서적 지원과 함께 구직 의욕을 높이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은 니트 청년 지원정책의 방향과 잘 맞춰져 있다. 이제 문제는 숨어 있는 니트 청년들을 찾아 정책을 안내하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니트 청년들 역시 니트 상태가 자신의 삶에 고착되지 않도록 함께 도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니트 청년들의 상처받고 고립된 시간을 흐르게 할 것인가, 청년들이 니트 상태를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삶의 궤적을 그리는 시간을 흐르게 할 것인가? 이제 우리 사회가 답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