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남현희(42)씨의 결혼 상대 전청조(27)씨의 사기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씨를 상대로 한 각종 고소·고발건을 서울 송파경찰서로 병합해 수사를 일원화하는 동시에 강제수사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전씨 관련 사건은 고소, 고발, 진정 등 3건이며 모두 송파서에서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최근 남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성별 의혹, 사기 전과 및 재벌 3세 사칭 의혹 등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법원 판결문 등을 통해 전씨가 과거에 남자 행세를 하거나 재벌 그룹의 혼외적인 척하며 상습적으로 사기 범행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전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서울경찰청과 서울 강서서에 접수된 사건을 송파서로 병합했다. 윤 청장은 "사기 혐의 건과 관련해서는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구속 여부 등 다양한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남씨가 운영하는 펜싱아카데미에서 발생한 코치 성폭력 은폐 의혹은 고소 등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혔을 때만 수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민체육진흥법에 체육지도자와 선수, 선수관리 담당자 등이 체육계 인권침해를 알게 된 경우 스포츠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은 있지만 처벌 규정은 없는 탓이다. 윤 청장은 "2차 피해 방조 등은 명예훼손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며 "학교와 달리 학원은 처벌 규정이 없어 맹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1주기를 맞은 이태원 참사를 두고 거듭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도 전했다. 그는 "참사로 희생된 분과 유족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전날 밤 개인적으로 참사 현장을 찾아 애도의 뜻을 표하고 왔는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핼러윈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장비와 인력을 배치하는 등 적극 대응한 덕에 사건이나 특이한 112신고가 접수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