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이 늘면서 관리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임신부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 지침에 따르면 정상 체중 여성은 임신 후 기존 체중보다 11.5~16㎏ 증가하는 게 적정하다.
한국인 여성 정상 체중은 체질량지수(BMI·㎏/㎡)가 18.5~22.9에 속한다. 반면 임신 전 BMI가 23~24.9인 과체중 여성은 7~11.5㎏, BMI 25 이상인 비만 여성은 5~9㎏ 정도 증가가 적정하다고 한다.
실제 미국·영국 등 여러 나라 지침에서는 임신 전부터 체중 감소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지침에서는 구체적으로 임신 전 BMI를 25~30 미만으로 줄인 뒤 임신할 것을 권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임신 후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질병에 ‘임신성 당뇨병’이 있다. 임신 중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거대아·견갑 난산·제왕절개수술이 늘어난다.
이에 병원에서는 임신성 당뇨병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시행하고 임신부는 식사·운동·인슐린 치료 등으로 대부분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한다.
이렇게 임신성 당뇨병은 철저히 관리되는 반면 임신 중 체중 관리는 비교적 소홀하게 여겨진다.
오수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제 1저자: 서남주)은 2016년 1월~2020년 12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산전 관리를 받으며 단태아를 낳은 산모 3,078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임신부와 태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환자군을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 유무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룹1은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모두 없는 경우, 그룹2는 비만 없이 임신성 당뇨병만 있는 경우, 그룹3는 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경우, 그룹4는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 모두 있는 경우로 구분했다.
비만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아시아 여성 비만 기준’에 따라 임신 전 BMI 25 이상인 임신부로 정했다.
해당 그룹에서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된 임신부들은 산전 관리 과정으로 임신성 당뇨병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이어트와 운동에 대한 세부 교육을 진행하고, 주기적으로 당 수치 검사를 시행해 필요 시 인슐린 치료를 받았다.
연구 결과 그룹3(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임신부)가 그룹2(비만 없이 임신성 당뇨병만 진단된 임신부)보다 전반적으로 부작용 발생 수치가 더 높았다.
특히 (응급) 제왕절개, 신생아 저혈당증,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상승하였다.
그룹2가 임신성 당뇨병도 비만도 없었던 그룹1과 비교해 부작용 발생 수치가 전반적으로 비슷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혈당 수치를 잘 관리한 임신부는 비만이 동반되지 않으면 일반 임신부만큼 안전한 출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오수영 교수는 “미국산부인과학회 및 영국 지침에 따르면 모든 임신부는 임신 중 하루에 적어도 30분 정도, 중등도 강도의 신체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임신 후 신체 활동을 적게 할 때가 많고, 심지어 많이 누워지내는 게 조산 예방에 좋다고 잘못 알고 있다”고 했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로 비만 임신부의 체중 관리 중요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며 “개별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 관리’를 통해 임신부들이 안전하게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생하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