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괴상피부병)이 확진 사례가 나온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충남 아산·논산, 경기 파주 등 4개 젖소·한우 농가가 추가로 확진됐다. 모두 처음 발병한 지역으로, 이미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경기 연천·김포, 충남 서산·당진 등에서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확진된 농가 4곳에서 사육 중인 소는 총 209마리다.
의심 사례가 나온 농가 3곳에 대해서도 검사 중이라 확진 농가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일 서산시에서 처음 발생한 후 이날까지 1주일 동안 확진 사례는 모두 51건이다.
아프리카 풍토병이던 럼피스킨병은 2012년 중동을 거쳐 동아시아로 점차 확산해왔다. 소에게만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폐사율은 10% 이하이며, 감염된 소는 고열·피부 결절(혹) 등을 앓게 된다. 감염력이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농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400만 마리분의 백신을 들여온 뒤 다음 달 10일까지 전국 소 농장을 대상으로 접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확진 농가 인근에 있어 긴급 백신 접종 대상으로 분류된 35만 마리 중 29만2,000마리(83.2%)가 백신을 맞았다.
방역당국은 확진 농장에 역학조사반을 파견,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는 살처분할 계획이다.
럼피스킨병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면서 지방자치단체도 유입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 김해시는 축협가축시장 폐쇄 조치를 내렸고, 방역 대책 상황실을 꾸린 광주는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전날 지자체와 함께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개최한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방역 부서 이외에도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흡혈 곤충 방제, 농장 주변 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