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4% 차지한 '전기차의 심장' 희토류 영구자석, 한국서도 만든다

입력
2023.10.27 15:00
전기차 모터 핵심 소재...연간 전기차 50만대분 생산
원료 도입선도 중국에서 호주·베트남으로 다변화


'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국내에서도 생산된다. 전기차 구동 모터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 세계 수요의 94%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절대적이던 중국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네오디뮴계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성림첨단산업이 이날 대구 현풍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은 자기력이 뛰어나 모터 제품의 소형화, 경량화, 고효율화를 구현하는 데 필수 소재로 쓰인다. 전기차의 80% 이상이 이 네오디뮴계 희토류 영구자석을 쓰는데, 우리나라는 수요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성림첨단산업의 새 공장은 연간 1,000톤의 네오디뮴 영구 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약 50만 대에 쓰이는 양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은 35만 대 수준이다. 정부는 성림첨단산업에 보조금 116억 원을 주는 등 전기차 공급망 자립화를 지원했고, 내년부터 원료인 네오디뮴 원료 수급선을 호주, 베트남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상시화되면서 주요 품목에 대한 국내 공급망 안정화가 중요하다"며 "소부장 특화 단지가 국내 공급망 안정화·내재화에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은 희토류 영구 자석 등 각종 자원을 무기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을 발표하며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수출 규제 대상에 새로 넣었다. 당장 희토류 수출까지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기술 이전을 제약해 다른 나라의 희토류 영구 자석 자립 노력을 지연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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