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4연승 '공룡 군단'... 가을야구 ‘업셋’ 판 깔렸다

입력
2023.10.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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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무패로 경기 수 최소화·체력 세이브
에이스 페디 복귀에 항저우 '金 3인방' 최상 컨디션
KT 간판 강백호 부상, NC엔 뜻밖의 기회

가을야구 들어 파죽의 4연승을 달린 ‘공룡군단’이 이제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에이스’ 에릭 페디의 복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3인방’의 상승세 등 호재 속에 KT 간판타자 강백호의 부상 소식은 NC의 플레이오프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것)’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한 NC는 SSG(3위)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3-0으로 승리, 올 가을야구 첫 번째 업셋에 성공했다. 앞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1경기 만에 시리즈를 끝낸 NC는 경기 수를 최소화한 것과 더불어 4일간의 휴식을 확보했다. KT(정규시즌 2위)에 비해 열세였던 체력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해 낸 셈이다.

또 가을야구 내내 등판하지 못한 에이스 페디가 마운드에 복귀한다. 강인권 NC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후 “변수가 생기지 않으면 페디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 20승(6패)·209탈삼진·평균자책점 2.00으로 ‘트리플 크라운(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 1위)’을 달성한 페디는 오른쪽 팔뚝 부상을 이유로 포스트시즌에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류진욱 김영규 최성영 이재학 임정호 이용찬 등 계투진이 21.1이닝을 9실점(8자책점)으로 막아내며 맹활약했지만, 가을야구가 진행될수록 불펜진의 피로도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 에이스’ 페디가 합류하면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페디는 올 시즌 KT를 3차례 상대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2.65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KT ‘간판’ 강백호의 부상도 NC에는 뜻밖의 기회다. 강백호는 지난 26일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우측 내복사근(옆구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회복까지 3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부상과 공황장애 등으로 주춤하긴 했어도 강백호는 여전히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2021년에는 타율 0.347에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특히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0.347로 정규시즌 통산 타율(0.311)보다 높을 만큼 가을야구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NC 입장에서는 어려운 과제 하나가 줄어들게 된 셈이다.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NC 영건 3인방’ 김영규·김형준·김주원도 심상치 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영규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 모두 계투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SSG 3연전에서 1승 2홀드를 기록한 그는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방마님 김형준은 4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트리며 ‘거포형 포수’의 등장을 알렸고, 정규시즌 29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실책왕’이라는 오명을 썼던 김주원 역시 가을 들어 매 경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김주원은 특히 준플레이오프 3차전 7회초 7-6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 하재훈의 안타성 타구를 낚아채는 호수비로 1점 차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올가을 두 번째 업셋에 도전한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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