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리, 짬짜미 계약 비리 등의 의혹을 받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김정희 사무총장이5년 동안 약 600억 원의 국민성금을 결재,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호협회에 대한 행정안전부 사무검사에서는 지적 사항 17개가 나왔다. 행안부는 “위법 사항이 나타나면 고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행안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해구호협회로부터 (자료를 요구한 지) 50일 만에 일부 자료를 받았는데, 놀라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가장 놀라운 것은 사무총장이 전결로 결재한 게 지난 5년간 7만8,000건, 593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희 사무총장은 협회 경력직 직원 채용 과정에서 각 직무에 특정 이름을 콕 집은 뒤 “서류 심사 때 94점, 92점 식으로 막 주고, 나머지는 아무리 잘난 놈이 들어와도 박하게 주라”고 지시하는 등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의원은 또 “어떻게 사무총장 한 사람이, 국민이 성금으로 낸 것인데, 그걸 의결도 받지 않고, 감사도 받지 않고 혼자 진행해서 다 쓴 건지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입법을 통해서 보완을 해야겠지만, 행안부가 각별하게 관심을 갖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17건의 지적을 철저히 검토해서 위법 사항이 나타나면 바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자세한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행안부는 구호협회에 대해 11~18일 사무검사를 실시했다.
이날 이 장관에 대한 이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처음으로 나온 ‘지적 사항 17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판 기사에 ‘묻지 마’ 식 소송으로 성금 낭비 △공연ㆍ용역 몰아주고 성금으로 측근 챙기기 △짬짜미 구호품 납품 비리 등 앞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비슷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감장에선 “채용 비리는 없다”고 한 송필호 재해구호협회장의 지난 10일 국감장 증언과 대치되는 내용도 나왔다. 이 의원은 “채용 비리 관련해선 11월 중에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들었고, 짬짜미 계약 비리는 행안부가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하자, 이 장관은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