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괴상피부병)이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한우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살처분과 백신 접종 등 정부의 긴급 방역에도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서다. 이동 제한 조치로 수급 불안마저 커져 한우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 42건(14개 시‧군)으로 늘었다. 19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후 경기와 강원, 전남까지 번졌다. 21일 3건에서 22일 6건→23일 7건→24일 12건 등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날엔 강원도 한우 주산지 횡성군에서도 확진 사례가 발생해 연쇄 확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우 가격도 널뛰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한우 평균 도매가는 24일 기준 ㎏당 2만53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이전인 19일(1만7,929원)보다 11.8% 뛰었다. 한우 도매가격이 2만 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수급 불안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20일부터 24일까지 전국적인 일시 이동 중지 조치가 내려져 도축장으로 출하돼야 할 소가 단기적으로 출하되지 못한 영향”이라며 “조치가 해제된 25일에는 가격이 전일 대비 3.4% 하락하는 등 가격이 다시 안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병 확산세가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럼피스킨병 확진 농가 42곳에서 키우는 소는 3,011두로 전체 사육 두수(356여만 마리)의 0.084%에 그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럼피스킨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고 감염된 소는 모두 살처분해 혹시 모를 유통 가능성을 모두 차단했다”며 “안심하고 소고기와 우유를 소비해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