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이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는 추세인 만큼, 향후에도 연체율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04%포인트, 1년 전에 비해서는 0.19%포인트 각각 오른 것으로 2020년 2월(0.43%)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이기도 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하향세를 보이던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2%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8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2,000억 원으로 1년 전(1조1,000억 원)의 두 배에 달했다. 신규연체율은 0.1%를 기록했다. 해당 월 신규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대출잔액으로 나눈 신규연체율은 올해 5월 0.1%까지 오른 뒤 4개월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연체율은 시장금리가 변한 뒤 5,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는다"며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나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덩달아 뛰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사업자와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점은 우려스럽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는데, 특히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0.5%를 기록해 1년 새 0.3%포인트나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38%로 1년 새 0.17%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24%를 기록, 1년 전보다 0.1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신용대출 등 그 외 대출 연체율이 0.76%로 치솟아 같은 기간 0.34%포인트가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당분간 연체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미국 국채금리가 급상승하면서 시장금리를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추가 연체율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