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속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의 제조사 퀄컴이 모바일과 컴퓨터에 쓰일 차세대 제품을 공개했다. 퀄컴은 두 제품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성능을 최적화했음을 강조했다.
퀄컴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스냅드래곤 서밋 2023'을 열고 차세대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다양한 스마트폰에 쓰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발표 예정인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전용 설계된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일부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장엔 샤오미의 루웨이빙 회장이 직접 나와 곧 공개할 샤오미 14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 8 3세대가 들어간다고 알렸다.
스냅드래곤 8 3세대는 대만 TSMC의 4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공정에서 생산됐기에 애플의 최신 아이폰15 프로에 탑재된 3㎚ 공정의 A17 프로보다는 낮은 수준의 공정에서 만들어졌다. 다만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에 집중한 애플과 달리 퀄컴은 'AI 최적화'라는 점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 3세대에 탑재한 신경망처리장치(NPU) '헥사곤'을 업그레이드해 전작인 스냅드래곤 8 2세대 대비 AI 처리 성능이 98% 증가했다고 밝혔다. 물론 CPU와 GPU 처리 또한 각각 30%, 25%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모바일부문 본부장은 "스냅드래곤 8 3세대는 생성형 AI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사용자들의 고유 콘텐츠 생성을 가능하게 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혁신적인 사용 사례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퀄컴의 'AI 공략'엔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도 힘을 보탠다. 하이닉스는 올해 초 공개한 'LPDDR5T'가 스냅드래곤 8 3세대에 적용되도록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현존 모바일용 D램 최고속도인 초당 9.6기가비트를 구현한 제품으로,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사용하는 최상급 신형 스마트폰에 동반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앞으로 스마트폰이 AI 기술이 구현되는 핵심 기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퀄컴과 협력을 통해 모바일용 D램 기술력을 높여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이날 노트북 컴퓨터에 쓰일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플랫폼도 공개하면서 역시 AI 중심 설계를 강조했다. 130억 개 이상 매개 변수를 보유한 생성형 AI 모델을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온디바이스)로 실행할 수 있고 경쟁사 제품 대비 최대 4.5배 빠른 AI 처리 성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생성형 AI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생성형 AI를 자체 OS인 iOS와 음성 인식 비서 '시리'에 접목하기 위해 최소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5일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에서 차세대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400'을 공개하며 AI 성능이 크게 좋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