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24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의 전북도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세계 잼버리 책임론과 내년도 새만금 SOC 예산 삭감 문제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새만금 세계 잼버리 파행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실질적 권한은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에 대해선 전북 책임론 성격의 보복성 예산 삭감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세계 잼버리의 전북도 파행 책임을 집중 질타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대회 전 홍보자료를 보면 김 지사가 조직위 사무총장 등을 불러놓고 최종 점검을 했다"며 "사고가 터지고 나니 결정권자라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따져 물었다. 조은희 의원 역시 "잼버리 조직위 전체 공무원 가운데 75%가 전북도 파견 공무원인데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전북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전북도지사로서 많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잼버리 성공에 대한 공동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떄문에 전북도에서 나서 많은 공무원을 파견한 것"이라며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해 도우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집행위원장은 명목상 직책을 뿐 어떠한 권한도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새만금 SOC 삭감 문제를 강조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까지 부처 예산을 100% 반영했던 예산안을 2024년도에 갑자기 5,000억 원이나 삭감해서 22%만 반영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 역시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 역시 "납득할 수 없다"며 "1∼3차 심의 때까지 별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잼버리 사태 이후 급격히 입장이 바뀌면서 보복성 삭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국감장에선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조은의 의원은 "김 지사의 발언은 대통령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새만금 예산에 여당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김 지사가 쓴웃음을 보이자, 김웅 의원이 "지금 웃음이 나오냐"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목소리가 커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지사가 대통령을 향해 보복이라고 하지 않았다"며 "전북도지사를 겁박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 앞에선 전북도의원 30여 명이 새만금 SOC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전북도청 현관 로비에서도 전북의 시민사회·경제·종교 등 102개 단체가 참여한 새만금비상회의가 새만금 SOC 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