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지지율 20년 만에 최저… "정부 신뢰" 20.5%뿐

입력
2023.10.24 07:40
응답자 절반 "하마스와 인질 협상 필요하다"
유대계 47.5% "가자지구 민간인 고려 말아야"

유대계 이스라엘 국민들의 대정부 신뢰도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현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5%에 불과했다.

23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연구소는 "정부 신뢰도 20.5%는 지난 6월(28%)에 비해 약 8%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년 만의 최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파 진영에서 신뢰도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정부 신뢰도는 7.5%에 그쳤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초기 대응도 싸늘한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 22%만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적절히 대응했다'고 답했고, 전반적인 정부 대응을 지지한 비율도 14%에 그쳤다. 정부가 명확한 행동 계획을 가졌는지에 대해선 여론이 엇갈렸다. 43%가 정부 계획에 신뢰를 보인 반면, 47%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응답자 절반(49.5%)은 '인질 구출을 위해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와 협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방식에 있어선 32%가 '전쟁을 계속 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17.5%는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보호와 관련해선 유대계 이스라엘인 47.5%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을 전혀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달리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83%는 '가자지구 민간인의 안전을 상당히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에 대한 견해도 팽팽히 갈렸다. 응답자의 43%는 '지금 당장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공격해야 한다'고 답했다.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응답도 41.5%에 달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어떤 식으로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앞서 현지 매체 예디오스아로노스는 “네타냐후 내각 구성원 3명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것과 관련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