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 국정과제를 위해 정부가 지역 농산물 소비 활성화에 나섰지만, 공공기관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중에선 해당 지역에서 나온 농산물 구매 비중이 0%인 곳도 있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공기관 구내식당 지역 농산물 사용현황’에 따르면,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가운데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기관 92곳 중 43곳(47%)의 지역 농산물 구매 실적이 50%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27곳은 해당 비중이 30%에도 못 미쳤다.
대표적으로 하루 평균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급식 인원이 1,000여 명에 이르는 한국석유공사가 꼽힌다. 2014년 11월 울산으로 이전한 한국석유공사는 연평균 3억2,300만 원에 달하는 농산물을 구입하지만, 그중 지역 생산 농산물 구입액은 평균 4,800만 원(15%)에 그친다.
지역 농산물 구매 비중이 0%인 기관도 여러 곳이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울산), 국립재난안전연구원(울산),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전북),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남) 등이다. '지역 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우선구매하고 구매 실적을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해야 한다.
지역 농산물 수요 확대 정책 전반에 대해 정비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에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해당 지역 농산물 구매 실적을 반영하고 있지만, 선언적인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안 의원은 “지역으로 이전한 다수 공공기관이 농산물 직거래법을 외면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구매 실적을 반영하고 있지만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비계량 지표이다 보니 참여가 저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