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가축전염병 럼피스킨병(괴상피부병)이 빠르게 확산하자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에 대해 “오전 11시 기준 모두 14건 발생(638마리 살처분)했지만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기 평택시와 화성시 젖소 농장 등 3건이 추가로 확진 판정됐다고 밝혔다. 20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후 23일까지 10건의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이날 추가로 7건 더 확인된 것이다.
감염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전날까진 경기와 충남 소재 농장에서만 확진 사례가 나왔으나 이번엔 처음으로 충북 음성군 한우농장에서도 발병했다. 잠복기가 28일 안팎이어서 당분간 감염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 질병으로 우유 생산량 감소와 유산, 불임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폐사율은 10% 이하이다. 사람에겐 전파되지 않지만, 감염력이 높아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정 장관은 “농장에서 살처분하지 않으면 주변으로 번질 위험이 크고, 유통망으로도 퍼져 나갈 수 있어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농장에서 사육하는 소는 모두 살처분하도록 하고 있다”며 “살처분에 대해선 100% 보상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방역 지역(10㎞ 이내)에서 사육 중인 소에 대해 긴급 백신 접종에 나선 상태다. 그는 “지난해 1,700마리를 예찰하고 백신도 확보했지만, 럼피스킨병이 발생하지 않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며 “3주 정도면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후엔 럼피스킨병에 걸린 개체만 처분하는 쪽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