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인요한 혁신위? 자칫 잘못하면 '김은경 혁신위' 된다"

입력
2023.10.23 11:07
국민의힘, 인요한 교수 혁신위원장 임명
"흥미로운 카드… 전문성·경험 지켜봐야"
"위기의식 부족? 불편한 선택은 피해"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의 위원장에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한 것을 두고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자칫 잘못하면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처럼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인 교수에 대해 "여러 배경을 볼 때 국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흥미로운 카드인 것은 맞다"면서도 "문제는 과연 정당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을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당 내부에 대한 파악이 되어 있지 않거나, 혁신위의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자칫 잘못하면 '김은경 혁신위'처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6월 교수 출신인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임명했지만, 김 위원장은 초선 비하, 노인 폄하, 가정사 논란 등 잇단 구설로 혁신 동력을 상실하고, 혁신위에서 제안한 대의원제 축소, 현역 공천 페널티 강화 등의 혁신안도 유야무야됐다.

천 위원장은 인 교수 내정 배경을 두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인 교수가 얼마 전 김 위원장과 국민통합위에서 대담도 했다. 그런 걸 봤을 때 어떤 방향성, 의도를 가지고 된 카드인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멘토라고 여겨지는 김 위원장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나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측 아닌가 싶다. 전혀 그렇게 오해할 일이 없다"며 "당 내부에서 움직였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위원장은 혁신위원장 자리에 거론됐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발탁되지 않은 데 대해선 "(당 내) 위기의식이 팽배하지 않았던 것의 연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불편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하 의원은 (선택) 안 하겠다는 건 '우리는 아직 거기까진 안 갈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 교수 임명은) 흥미롭고 혁신적인 느낌은 나지만, 실제 '우리가 불편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인 카드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안으로 혁신위 위원장에 인 교수를 임명했다. 인 교수는 19세기 미국에서 온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로 4대째 한국에서 선교와 의료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부위원장을 지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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