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들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 간 밀착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反)이스라엘'을 기치로 내걸고 단결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잔혹한 범죄'를 중단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공격과 관련된 최근 사건과 적(이스라엘)들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잔혹한 범죄를 막을 모든 수단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촉발한 전쟁 이후 '반이스라엘' 진영 단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하마스에 막대한 재정·군사적 지원을 해 왔다.
앞서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전날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날레디 판도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미국과 그 대리인(이스라엘)에 경고한다"며 "만약 그들이 가자지구에서 반인륜 범죄와 대량학살을 즉각 멈추지 않는다면 그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고, 중동은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하는 글을 올리며 중동 국가들의 반이스라엘 정서도 자극했다.
미국도 이란의 개입이 촉발할 전선 확대 양상을 경계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2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대리인들의 공격에 의해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의 전쟁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