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최초의 '국빈' 자격으로 방문했다. 이에 사우디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가 자국 영공에 진입할 때부터 F-15 전투기 두 대를 보내 호위 비행을 하면서 예우를 다했다. 공항에서부터 숙소까지 약 50㎞ 거리 곳곳에는 태극기와 사우디 국기가 함께 걸렸다.
윤 대통령은 도착 직후 '사우디 왕국의 기원'으로 불리는 디리야 유적지로 이동했다.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 제드 인제릴로 디리야 개발청장, 디리야 개발청 의전을 담당하는 사우디 공주가 윤 대통령을 맞았다. 사우디는 최고급 빌라, 타운하우스, 커뮤니티센터 등을 개발하는 20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 '디리야 게이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도운 대변인은 "투자부 장관이 '한국 기업들이 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며 호텔 등 특정 기업까지 지목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특히 디리야 유적지 방문자센터에 있는 '미디어월'을 보여주며 양국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변인은 "'디리야 개발청장이 '이 미디어월은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뿐 아니라 사우디 곳곳에 한국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수행단이 숙박하는 영빈관 역시 1970년대 한국 기업이 건설했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사우디 측은 미디어월 관람 후 아랍을 대표하는 아라비안 말 두 마리를 보여줬다. 디리야 개발청은 윤 대통령에게 디리야의 상징색인 자수정색 와이셔츠 커프스 버튼, 김건희 여사에게는 사우디 관광안내 책자를 선물했다. 디리야 개발청장은 떠나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과 사우디 관계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당시 무역 기록을 언급하면서 "나의 제2의 고향은 서울"이라며 거듭 친밀감을 강조했다고 한다.
22일 정상회담 직전엔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공식 환영식이 열렸다. 윤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차량이 궁전 입구로 들어서자, 사우디 측 기마부대가 호위하며 차량을 정원 안으로 안내했다. 회담에 이어 국빈 오찬이 열렸다. 오찬 분위기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 시간가량 양국의 산업, 사회, 문화, 관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친밀한 분위기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유대와 신뢰관계를 강화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