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란의 '히잡 시위'를 촉발한 고(故) 마흐사 아미니(사망 당시 22세)가 유럽연합(EU)이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인권상인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는다. 아미니 죽음을 계기로 시작된 인권 운동인 '여성, 생명, 자유'는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유럽 의회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미니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했다. 이후 이란 전역에서는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이란 신정 정권에 대한 대규모 규탄 시위가 일었고 현재도 그 불씨가 남아있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22세 여성에 대한 잔혹한 살해는 이란 여성들이 주도해 역사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점점 더 큰 압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란의 용감하고 도전적인 여성, 남성, 젊은이에게 사하로프 인권상을 헌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회는 여러분('여성, 생명, 자유' 시위대)의 말을 듣고 있고 세계는 여러분을 보고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했다.
유럽의회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옛 소련의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인권상을 1988년 제정해 인권과 자유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개인·단체에게 매년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