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신애진씨 유족이 생전 '모교 기부'가 버킷리스트였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학기금 2억 원을 고려대에 전달했다.
20일 고려대에 따르면, 고인의 아버지 신정섭씨 등 유족은 전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 참석해 2억 원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신씨는 "딸의 일기장을 살펴보니 버킷리스트에 '모교에 기부하기'가 있었다"며 "딸의 이름이 기억될 수 있도록 그 뜻을 담은 장학금을 고려대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기부금은 고인이 생전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을 하며 저축한 돈과 부의금을 모아 마련했다. 장학금은 고인이 소속돼 있던 생명과학부와 경영학과 학회 'MCC' 후배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고인은 생명과학부 17학번으로,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며 학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딸 친구들이 준 부의금과 딸이 일하며 모아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갖고 있었다"면서 "항상 꿈꾸고 도전했던 딸의 마음이 모교와 후배들에게 잘 전달돼 좋은 곳에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신씨와 부모님의 숭고한 뜻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려대의 모든 구성원이 고인의 귀한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장학기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